LUCEO 서재책 한 권을, 끝까지 함께 읽습니다

비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판다는 사람

몸이 먼저 거부하는 문장

1980년대 중반 사무실. 남자 한 명이 창가에 서서 턱에 손을 대고 회색 도시를 내다본다
이미 오른 것을 사서 더 오르기를 기다린다는 말입니다.

"저는 비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파는 데서 훨씬 많은 돈이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1992년에 나온 잭 슈웨거의 인터뷰집 《새로운 시장의 마법사들》에서, 리처드 드리하우스가 시장 통념 하나에 이의를 제기하며 한 말입니다. 이의를 제기한 그 통념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팔라」예요.

그의 성적을 먼저 말해두는 게 좋겠습니다. 1980년에 자기 회사를 차린 뒤 12년 동안 연평균 30%가 넘었습니다. 그는 소형주를 다뤘으니 소형주 지수와 견주는 게 맞는데, 미국에서 1,001번째부터 3,000번째까지의 기업을 묶은 러셀 2000이 같은 12년 동안 연 13.5% 올랐어요. 1980년에 러셀 지수에 넣은 1달러가 4달러 56센트가 되는 동안, 그의 펀드에 넣은 1달러는 24달러 65센트가 됐습니다.

이미 오른 것을 사서 더 오르기를 기다린다는 말은, 듣는 순간 몸이 먼저 거부합니다. 그런데 그 거부감이 어디서 오는지 따져보면 논리가 아니라 감각입니다.

1932년 7월과 8월

1932년 7~8월에 과거 패자 십분위가 236퍼센트, 과거 승자 십분위가 30퍼센트 올랐음을 보여주는 막대 도해
평범한 국면의 숫자가 아닙니다.

이미 오른 것을 사고 내린 것을 파는 방식에는 학술적인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모멘텀이라고 해요. 그리고 이 방식은 아주 긴 표본에서 측정된 적이 있습니다.

2016년 《저널 오브 파이낸셜 이코노믹스》에 실린 연구가 1927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 주식을 들여다봤습니다. 평시에는 잘 작동했어요. 가장 많이 오른 쪽과 가장 많이 내린 쪽의 수익 차이가 연 16.5%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의 제목은 「모멘텀 폭락」입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오른 쪽과 내린 쪽」은 연구자들이 측정을 위해 만든 구성이지 누가 실제로 굴린 방법이 아닙니다. 그 구성으로 재면 이렇게 됩니다.

최악의 두 달은 연속이었습니다. 1932년 7월과 8월. 그 두 달 동안 그 전까지 가장 많이 내렸던 쪽이 236% 올랐고, 그 전까지 가장 많이 올랐던 쪽은 30% 오르는 데 그쳤어요. 더 최근에는 2009년 3월부터 5월까지 석 달 동안 그 전까지 가장 많이 내렸던 쪽이 156% 올랐습니다.

그리고 1932년과 2009년은 각각 대공황과 금융위기 직후입니다. 평범한 국면의 숫자가 아니에요.

숫자를 뒤집어 읽으면 이렇게 됩니다. 그때까지 가장 크게 무너져 있던 것일수록 반등에서 가장 크게 튀어 올랐고, 이미 올라 있던 것을 들고 있던 쪽은 그 반등에서 소외됐습니다.

연구자들이 덧붙인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폭락은 아무 때나 오지 않는다는 것. 시장이 크게 내린 뒤, 변동성이 높을 때, 그리고 시장이 반등하는 바로 그때 온다고 적었습니다.

불편함은 신호일까 경고일까

둘 다입니다. 두 사실이 같은 자리에 겹쳐 있어서 그렇습니다.

불편하게 느껴지는 자리가 오래 수익의 자리였던 것은 사실입니다. 80년이 넘는 표본에서 그렇게 측정됐어요. 신고가를 쓰는 종목을 사는 일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본능적으로 불편하고, 그 불편함이 사람들을 그 자리에서 밀어냅니다.

그런데 그 불편함이 사라지는 순간에 최악이 온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시장이 크게 내린 뒤 반등하는 국면 — 그러니까 무너졌던 것들이 다시 오르기 시작해서 사기가 갑자기 편해지는 자리가 바로 그 방식이 가장 크게 깨지는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불편함은 신호이기도 하고 경고이기도 합니다. 감각만으로는 둘이 구분되지 않아요.

"P/E요? 뭐, 60배입니다"

슈웨거는 이 어려움을 설명하는 대신 연기로 보여줍니다. 드리하우스 포트폴리오에 흔히 들어 있을 법한 종목을, 브로커가 전화로 권하는 장면이에요.

"안녕하세요, 스미스 씨. 정말 흥미로운 주식이 있는데 검토해보시죠." (침묵) "P/E요? 뭐, 60배입니다." (침묵) "저점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냐고요? 뭐, 신고가를 쓰고 있습니다. 스미스 씨? 여보세요? 스미스 씨?"

P/E는 주가가 그 회사 한 해 이익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값입니다. 60배면 아주 비싸다는 뜻이에요. 그러니 이 전화는 두 마디 만에 끊깁니다. 비싸고, 게다가 최고가입니다.

그가 이 촌극 뒤에 붙인 문장은 짧습니다. 편안한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을 하라.

그는 요구르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1980년대 후반 미국 교외의 프로즌 요구르트 가게 내부. 기계가 놓인 카운터와 작은 테이블 몇 개
그는 요구르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오래 들고 갔던 종목 하나는 냉동 요구르트 체인이었습니다. 처음 알게 됐을 때 그의 반응은 시큰둥했어요. 요구르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회사 쪽에서 견본을 보내주자 먹어보고 생각을 바꿉니다. 꼭 아이스크림 같았다고 해요.

주가는 7달러 근처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산 뒤 4달러 25센트까지 내려갔어요. 그는 팔지 않았고, 가격이 위로 한 칸이라도 움직이는 것을 확인한 뒤에 오히려 더 샀습니다. 그 주식은 나중에 200달러가 됩니다.

슈웨거가 이 장을 맺으며 짚는 것이 이것입니다. 드리하우스의 성과 대부분을 만든 것은 소수의 거대한 승자이고, 그러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요. 확신이 높을 때 더 크게 잡는 것, 그리고 두 배 세 배가 된 뒤에도 이익을 챙기려는 유혹을 견디고 계속 들고 있는 것.

가르칠 수는 있는데, 옮길 수는 없습니다

그의 회사에서는 세 사람이 각자 작은 펀드를 굴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을 훈련시켰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해요. 시작하기 전에 이 업계 경험이 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셋 다 잘하고 있다고요. 그러면 매매를 가르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상대가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한 가르칠 수 있다고 답합니다.

그런데 곧바로 단서를 답니다.

"매매 철학은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그냥 옮겨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스스로 획득해야 하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까지 자기 것이어야 하는지도 그가 말합니다. 핵심 철학이 없으면 정말 어려운 시기에 포지션을 붙들거나 계획을 고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요. 어려운 시기는 가장 좋은 접근에도 반드시 옵니다.

무엇이 그 둘을 가르는가

같은 불편함이 어떤 날에는 기회의 표시이고 어떤 날에는 낭떠러지의 표시입니다. 감각은 둘을 구분해주지 않아요. 80년 표본도 여기까지만 말해줍니다. 평시에는 통했고, 무너진 뒤 반등하는 국면에서 크게 깨졌다고요.

그 둘을 가르는 것이 그가 말한 철학입니다. 철학은 어느 자리가 안전한지 알려주는 장치가 아니라, 불편한 자리에서 자기가 왜 거기 있는지 설명할 수 있게 하는 장치예요. 설명할 수 있으면 남아 있을 수 있고, 설명할 수 없으면 불편함이 이깁니다.

그렇다면 그 철학을 아예 시스템에 넣어 규칙으로 굳혀두면 되지 않을까요. 같은 책에 나오는 길 블레이크는 자기가 만든 규칙으로 12년을 버틴 사람인데, 시스템은 남보다 만든 사람에게 더 잘 통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어떤 판단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 물어볼 것은 그 불편의 크기가 아닙니다. 이 불편이 내 방법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그냥 낯설어서인지입니다. 답이 바로 안 나온다면, 그것 자체가 아직 자기 것이 아니라는 뜻일 수 있습니다.


고지: 이 글은 2026년 8월에 쓰였고, 인용한 책은 1992년에 출간된 것입니다. 특정 종목이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출처: Jack D. Schwager, 《The New Market Wizards》(1992), 11장 / Daniel·Moskowitz,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122(2),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