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도 시세 화면이 있었습니다
자다가 돌아누우면 숫자가 보이는 집

거실에 큰 모니터가 있습니다. 사무실과 부엌에도 있고요. 침대 옆에도 있어서 자다가 돌아누우며 시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집 주인은 정기적으로 그렇게 합니다.
그리고 화장실에도 하나가 있습니다. 서 있는 눈높이에 맞춰서요.
이 집의 주인은 빌 립슈츠입니다. 살로몬 브라더스에서 8년 동안 그 회사의 가장 크고 가장 성공적인 통화 트레이더였던 사람이에요. 잭 슈웨거는 1992년 인터뷰집 《새로운 시장의 마법사들》을 쓰면서 그를 두 차례에 걸쳐 길게 인터뷰했습니다.
그는 왜 그렇게까지 봐야 했을까
세계에서 가장 큰 금융시장이 무엇인지 물으면 대개 주식이라고 답합니다. 아닙니다. 채권도 아니에요. 통화입니다. 전 세계 주식시장을 다 합쳐도, 채권시장을 다 합쳐도 통화 앞에서는 작습니다.
이 책이 쓰이던 무렵 이 시장에서는 하루 평균 1조 달러가 거래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어떤 거래소에서도 일어나지 않아요. 은행끼리 직접 주고받는 시장에서 일어납니다.
이 시장에는 문 닫는 시간이 없습니다. 해를 따라 지구를 돌거든요. 뉴욕에서 호주로, 극동으로, 유럽으로, 그리고 다시 뉴욕으로.
그는 살로몬에서 처음으로 집에 시세 단말기를 놓은 사람이었습니다. 동료들은 믿지 못했어요. 집에 화면을 놓겠다고? 자넨 도무지 꺼지질 않나?
"외환은 24시간 시장입니다. 당신이 5시에 퇴근한다고 잠들지 않아요. 시장은 밤새 정말로 거기 있고, 움직입니다!"
시장이 24시간이면, 그 시장을 상대하는 사람도 24시간이 됩니다. 화장실의 화면은 강박의 증거가 아니라 그 계산의 결과였어요.
"마르크 딜러가 화장실 갔습니다. 나중에 다시 거세요"

그런데 그가 통화 부서에 배치됐을 때, 그는 독일 마르크화가 무엇인지도 몰랐습니다.
부서의 누구도 몰랐어요. 예전에 은행에서 일했던 주니어가 한 명 있었을 뿐입니다. 회사 안에 통화를 아는 사람이 달리 없었고, 외부에서 데려오지도 않았습니다. 존재감이 0이던 부서였죠.
그가 무엇으로 그 자리를 메웠는지를 묻자, 그는 시장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사람 이야기를 합니다.
은행에 전화해서 마르크 1,000만 달러어치 가격을 달라고 하면, 상대는 아무것도 해줄 의무가 없습니다. 마르크 딜러가 화장실 갔다고, 나중에 다시 걸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런데 오후 5시에 전화해서 "이봐 조, 빌인데" 하면 반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막 나가려던 참인데 자네니까 뭘 할 수 있는지 보겠다고요.
좋은 가격을 찾아내는 능력도, 정보가 흘러 들어오는 통로도 전부 거기 달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관계가 전부라고 말하는 사람의 출발점이 어땠는지가 같은 장에 적혀 있습니다.
부서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데스크의 한 트레이더가 그에게 모건 개런티에 전화해서 마르크 거래를 넣으라고 했습니다. 그는 항의했어요. 거기 아는 사람이 없는데요. 상대가 말했습니다. 아는 사람이 없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그냥 국제 외환 딜러 명부를 넘겨서 모건의 마르크 딜러를 찾아 전화하면 돼.
그는 자리에 앉아 모르는 사람에게 어떻게 전화를 걸지 알아내려고 10분 넘게 괴로워했습니다.
그가 인맥을 만든 방법도 소박합니다. 옵션이 시장에 갓 나왔을 때 그는 옵션을 다뤄본 적이 있었고, 외환 쪽 누구도 옵션을 잘 몰랐어요. 그래서 이런 말이 돌았습니다. 저 사람 옵션 값 매기는 공식을 직접 유도할 줄 안다더라, 천재인가 봐. 정작 본인은 그렇게 많이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 인터뷰가 성사된 자리는 소호의 어느 바였습니다. 프랑스 맥주 몇 잔을 비운 뒤였다고 저자는 적어두었어요.
1997년, 실험실에서 같은 것을 재려 했습니다
계속 들여다보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되는지를 두고, 경제학자와 심리학자 네 사람이 실험을 했습니다. 참가자들에게 반복해서 투자 결정을 하게 하되, 결과를 확인하는 빈도를 다르게 준 거예요.
결과는 이렇게 정리됩니다. 가장 자주 피드백을 받은 사람들이 가장 적게 위험을 지고, 가장 적게 벌었습니다.
자주 볼수록 손실이 자주 눈에 들어오고, 손실이 자주 보이면 몸을 사리게 되고, 몸을 사리면 장기적으로 덜 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1997년 《쿼털리 저널 오브 이코노믹스》에 실린 연구입니다.
그런데 그 실험은 재현이 갈렸습니다

2013년에 나온 논문 하나가 이 효과가 재현되지 않은 경우를 모아 정리했습니다. 같은 도박을 반복하지 않고 비슷한 도박으로 바꾸자 효과가 사라졌고, 정보를 묶어 보여주는 방식을 바꾼 실험에서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논문이 짚은 조건은 두 가지였습니다. 결정 과제가 최종 결과 쪽으로 주의를 이끌 때, 그리고 참가자의 금융 이해도가 높을 때. 그럴 때 효과가 줄어듭니다.
8분
1988년 가을, 통화시장은 조용했습니다. 변동성이 낮은 시기에 흔히 그렇듯 포지션 크기는 커지는 경향이 있었고, 그때 그의 포지션은 평소보다 컸어요. 마르크를 사고 달러를 파는 쪽으로 약 30억 달러였습니다.
고르바초프가 유엔에서 연설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무슨 말을 할지는 몰랐습니다. 연설은 병력 감축에 관한 것이었고, 냉전의 긴장이 풀린다는 신호로 읽은 시장은 달러를 사기 시작했습니다. 달러가 오르기 시작했는데 유동성이 없었습니다.
1%가 올랐습니다. 30억 달러의 1%면 3,000만 달러예요. 그 일이 8분 만에 일어났습니다.
그는 뉴욕 오후 시장에서 달러에 뚜껑을 씌우려고 3억 달러를 팔았습니다. 시장은 그걸 그대로 뚫고 지나갔어요. 그는 자기 포지션을 커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는 일어나 4.5미터쯤 떨어져 앉은 회사 사장에게 걸어갔습니다.
"토미, 우리한테 문제가 생겼습니다." "우리 어디쯤 서 있나?"
7,000만에서 9,000만 사이 손실이라고 그가 답했습니다. 사장은 계획을 물었고, 첫 유동성은 도쿄라는 답을 듣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이 건으로 재미 좋았지, 필요한 대로 하게.
대화는 2분 만에 끝났습니다.
며칠 뒤 회사의 2인자가 말했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사장한테 걸어갔는지 모르겠다고요. 9,000만 달러를 잃고 있었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요. 그가 그럼 자네라면 어떻게 했겠냐고 묻자, 답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코트를 입고 여기서 걸어 나갔을 겁니다."
그가 포기한 것
그날 그는 걸어 나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발상 자체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가 무서웠던 것은 해고도, 남의 시선도 아니었습니다. 자기 판단이 그토록 틀렸다는 것 — 방향이 아니라 유동성을 오판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쿄가 열리자 그는 포지션을 덜어냈고, 그날을 1,800만 달러 손실로 끝냈습니다. 당시로서는 대승처럼 느껴졌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자기가 주변 사람들과 정말 다르다는 것이 와닿았다고요.
밤에 화면을 놓고, 자다 돌아누우며 숫자를 보고, 화장실에까지 하나를 두는 사람은 무언가를 얻습니다. 실험은 그 반대를 말했고, 그 실험조차 조건을 바꾸면 재현되지 않았어요. 그러니 자주 보는 것이 이득이라고도, 손해라고도 여기서 말할 수 없습니다.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입니다. 그가 치른 값은 평균이 대신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값을 다 치르고 나면, 코트를 입고 걸어 나가는 쪽에 자기를 놓을 수 없게 됩니다.
천장과 바닥을 처음부터 포기한 사람도 이 책 안에 있습니다.
고지: 이 글은 2026년 8월에 쓰였고, 인용한 책은 1992년에 출간된 것입니다. 특정 종목이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출처: Jack D. Schwager, 《The New Market Wizards》(1992), 3장 / Thaler·Tversky·Kahneman·Schwartz, QJE 112(2), 1997 / Klos, Judgment and Decision Making 8(5),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