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사람이 같은 자리에 놓아둔 것
이 책의 마지막 사람은 매매를 하지 않았다

《시장의 마법사들》은 잭 슈웨거가 1989년에 낸 인터뷰 모음입니다. 그가 만난 사람들은 대개 시장에서 큰돈을 번 트레이더였는데, 마지막에 실린 사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밴 K. 타프는 심리학 박사입니다. 학위를 받고 8년쯤은 시장과 아무 상관 없는 연구를 했습니다. 그 무렵 그는 옵션 매매도 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옵션으로 돈을 잃는 법을 배웠습니다.
"어찌나 빠르고 어찌나 한결같이 잃었던지, 손을 뗐을 때는 그 손실이 나 자신과 무언가 관계가 있다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결같이, 라는 말이 이 문장의 무게를 다 지고 있습니다. 몇 번 잃었다면 시장 탓을 할 수 있습니다. 어쩌다 한 번씩 잃었어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빠르고 고르게 잃으면 그 고른 데가 어디서 오는지를 어딘가에서는 찾아야 합니다. 그는 자기 쪽에서 찾기로 했고, 그 결정이 직업을 바꿔놓았습니다.
이 책에 실린 열일곱 사람의 방법은 서로 거의 겹치지 않습니다. 차트만 보는 사람이 있고 차트를 아예 안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 자리를 몇 분 들고 있는 사람이 있고 몇 년 들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책의 맺음말은 그래서 "매매의 성공에는 성배가 없다"는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방법 쪽에서 공통점을 찾는 일은 그 책 스스로 일찌감치 접었습니다.
기술을 재는 문항은 왜 아무것도 맞히지 못했나
타프가 만든 투자심리검사는 원래 수업 과제였습니다. 그가 다니던 강좌의 창작 과제로 투자자의 강점과 약점을 재는 검사를 설계했는데, 정작 그 수업에서는 아무도 받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구독하던 뉴스레터의 편집자에게 보냈더니 편집자가 그것을 구독자들에게 뿌렸고, 천 부에 가까운 응답이 돌아왔습니다.
검사 안에는 응답자를 성공 수준으로 줄 세울 수 있는 척도가 섞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영역의 점수가 성공과 같이 움직이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나온 결과 하나가 이상합니다. 시장의 기술적 요소를 얼마나 아는지 재는 문항이, 검사 점수로 보면 성공과 별 관계가 없었습니다. 돈을 벌려는 동기의 세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결과는 타프 본인이 자기 자료를 놓고 한 말이고, 바깥에서 검증된 수치가 붙어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가 검사를 만든 목적을 생각하면 이 대목이 왜 그를 흔들었는지는 보입니다.
"누가 이길 수 있고 누가 이길 수 없는지 예측하려고 그 검사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내 믿음은 다릅니다."
아는 양으로 사람을 가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자기 자료에서 먼저 무너진 겁니다.
거꾸로 된 두 규칙
투기에서 가장 흔하게 인용되는 규칙은 짧습니다. 손실은 짧게 자르고 이익은 달리게 두라는 것입니다. 문장이 짧고 뜻이 분명해서, 이걸 몰라서 못 지킨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타프가 짚는 것은 사람이 이 규칙을 못 지키는 게 아니라 정확히 뒤집어 놓는다는 쪽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익에서는 위험을 피하고 손실에서는 위험을 좇습니다. 그래서 이익은 짧게 자르고 손실은 달리게 둡니다."
그가 풀어놓는 다음 단계는 이렇습니다. 이익이 나 있을 때는 확실한 작은 것을 택합니다. 달아나기 전에 챙기자는 쪽으로 기웁니다. 손실이 나 있을 때는 반대로 도박 쪽을 택합니다. 확실하게 확정되는 손해보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쪽이 견딜 만해서입니다. 그래서 작은 손실은 중간 크기가 됩니다. 중간 크기의 손실은 인정하기가 더 어려워서 결국 큰 손실이 됩니다. 마지막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져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처음에 작은 손실 하나를 인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벌어집니다.
핀란드는 국민 전원의 매매를 기록해 두었다

이 이야기의 곤란한 점은 확인이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남이 무엇을 견디지 못했는지는 밖에서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한 나라가 그 행동을 통째로 기록해 둔 적이 있습니다. 핀란드에는 공식 주식 등기부가 있어서, 투자자 전원의 매수와 매도와 보유가 날짜 단위로 남습니다. 설문도 표본도 아니고 그 나라에서 주식을 가진 사람 전부의 실제 주문입니다. 마크 그린블랫과 마티 켈로하르유가 1994년 12월 말부터 1997년 1월 초까지의 이 기록을 분석해 학술지에 실었습니다.
거기서 나온 것이 이겁니다. 어떤 주식의 값이 최근 한 달 사이의 가장 높은 값에 닿으면, 그 주식을 파는 쪽으로 기우는 성향이 통계적으로 뚜렷하게 올라갑니다. 가계에서도, 회사에서도, 금융기관에서도 같은 모양이 나옵니다. 흥미로운 것은 기간을 늘리면 이 신호가 약해진다는 점입니다. 여섯 달이나 열두 달처럼 기간을 넓혀 잡은 고가는, 매도 결정에서 한 달 기준보다 덜 중요했습니다. 사람들이 값을 재는 잣대는 생각보다 짧았습니다.
여기서 숫자가 말해주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등기부는 누가 언제 무엇을 팔았는지를 말해줄 뿐, 왜 팔았는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이 기록에 이익을 서둘러 챙기는 마음을 대입해 읽는 것은 이 책의 틀을 빌린 해석이고, 그 해석이 저 자료에서 나온 것은 아닙니다.
겹치지 않는 자리도 하나 적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타프가 들여다본 것은 상담실에 찾아온 트레이더들이고, 그것도 그가 자기 경험으로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핀란드의 자료는 그런 사람들을 추린 것이 아니라 한 나라 전부이고, 정부가 남긴 기록입니다.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고 해서 같은 층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7만 5,000달러에서 멈추던 사람
타프가 만난 어느 플로어 트레이더의 아버지는 꽤 성공한 사람이었습니다. 다만 알코올 중독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아들에게 아버지는 따라 하고 싶은 본보기가 되지 못했습니다.
타프의 설명으로는, 그는 아버지처럼 되지 않도록 자기를 지키는 무언가를 스스로 만들어두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매매에서 작동했습니다. 그는 한 해에 7만 5,000달러쯤은 벌 수 있었는데, 그보다 더 벌기 시작하면 그 장치가 켜져서 자기가 너무 성공하지 않도록 단속했습니다.
이런 종류의 문제가 얼마나 흔하냐는 물음에 타프는 자기가 작업하는 트레이더의 절반쯤이 그렇다고 답합니다. 그 절반이라는 수는 그의 상담실을 찾아온 사람들 사이의 비율입니다.
질문하던 사람이 대답하는 자리에 앉았다

인터뷰가 끝나자 타프가 슈웨거에게 물었습니다. 자기 연구의 일부로 당신을 인터뷰해도 되겠느냐고요.
그 인터뷰는 네 시간을 넘겼습니다. 슈웨거가 어떤 질문에 대답을 마치면 타프는 "그 밖에는요?"라고 물었고, 그 되물음을 몇 번이고 되풀이했습니다. 더 이상 보탤 말이 떠오르지 않으면 시선을 다른 쪽으로 옮기게 했습니다. 그러면 어쩐 일인지 빠뜨리고 있던 이야기가 하나씩 떠올랐다고 슈웨거는 적었습니다.
책 한 권 내내 묻던 쪽이 마지막 장에서 대답하는 의자에 앉은 셈입니다.
그래서 같았던 것은 무엇인가
같은 방법이 하나도 없는데 왜 결과는 같은 자리에 모였을까요.
방법 쪽에서는 답이 안 나옵니다. 이 책 안에서 한 사람은 세계 곳곳의 정치와 정책을 읽어서 자리를 잡았고, 다른 사람은 화면의 값만 보고 잡았습니다. 한쪽은 몇 년을 들고 있었고 다른 쪽은 장 마감 전에 다 비웠습니다.
겹치는 자리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이 책의 첫 인터뷰에 나오는 마이클 마커스는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여덟 번을 연달아 잃고 계좌를 비웠습니다. 그는 매매를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남의 판단에 전부를 싣는 일과 빌린 돈을 보태는 일을 그만뒀을 뿐입니다.
폴 튜더 존스는 1987년 10월의 폭락을 지나온 쪽입니다. 그날 무엇이 시장을 무너뜨렸는지를 두고, 조사할 권한과 자료를 가진 기관들이 서로 다른 답을 내놓았습니다. 지금도 한 문장으로 합의돼 있지 않습니다. 그 안에서 살아남은 쪽이 들고 있던 것은 원인에 대한 답이 아니라 절차였습니다. 오늘 잃을 수 있는 최대치가 얼마인지가 그 하루가 오기 전에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이들이 미리 정해둔 것은 맞혔을 때 무엇을 할지가 아닙니다. 틀렸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쪽입니다. 얼마까지 틀려도 되는지, 틀린 것이 확인되면 어디서 손을 떼는지가 시작하기 전에 정해져 있었습니다.
"승자는 자기가 얻는 결과에 자기가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패자는 자기에게 책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책임을 자기 쪽에 두는 사람만이 다음번에 바꿀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원인이 바깥에 있으면 고칠 자리도 바깥에 있고, 바깥은 손이 닿지 않습니다.
성배가 없다는 말은 방법에 대한 말이었습니다. 무엇을 맞힐지는 열일곱 사람이 전부 다르게 정했습니다. 자기가 틀렸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그들 모두가 시작하기 전에 정해두고 들어갔습니다.
고지: 이 글은 1989년에 출간된 책을 다룹니다. 인용된 시장 상황과 수치는 모두 과거 자료이며, 현재 시장에 대한 판단이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출처: 잭 슈웨거, 《Market Wizards》(1989) 17장 및 맺음말 · Mark Grinblatt · Matti Keloharju, "What Makes Investors Trade?", The Journal of Finance 56(2), 2001, pp. 589–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