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방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팔았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국채선물 피트에서 톰 볼드윈이 매매를 시작한 지 여섯 달째였습니다.
시장은 64.25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한 브로커가 25에 사겠다고 호가를 냈는데, 수량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볼드윈이 말했습니다. 팔았습니다.
브로커는 장난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되받았습니다. 100계약 사겠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이 젊은 트레이더가 그렇게 큰 규모를 매매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좋습니다, 100계약 팔겠습니다."
시장은 즉시 한 틱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그는 곧바로 열 계약을 사고 또 열 계약을 샀습니다. 100계약을 어떻게 덮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다 빠져나왔을 때 그 매매에는 열 명의 서로 다른 사람이 얽혀 있었습니다.
그날 장이 끝난 뒤 그는 위층 사무실로 불려 올라가 청산회사와 이야기를 해야 했습니다. 이 작은 트레이더가 100계약을 했다는 소문이 이미 퍼진 뒤였습니다.
그가 지표라고 부른 사람들
1989년에 나온 《시장의 마법사들》에는 같은 방에 있었던 두 사람이 나옵니다. 한 사람은 남았고 한 사람은 떠났습니다.
남은 쪽인 볼드윈이 말하는 그 방은 정보가 오가는 곳입니다. 규모가 커진 뒤로 그는 큰 포지션에 들어갈 때마다 곤란을 겪습니다. 플로어의 나머지 사람들이 그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 자리에 서서 지켜봤으니까요.
그리고 그들이 그가 틀렸다고 생각하면 다 같이 손을 내리고 기다립니다. 반대로 그를 신뢰하는 사람들이 뒤에 올라타면, 그가 팔려고 할 때 그들도 전부 팔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그가 원하는 값에 나가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그가 하는 일은 자리를 고르는 것입니다. 큰 실물 주문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가 거기에 붙습니다.
그는 다른 트레이더들을 지표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매매 시스템은 써본 적이 없습니다. 시스템이 틀리지 않았다면 자기가 애초에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을 거라고 그는 말합니다. 그러면 그런 시스템들은 왜 존재하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습니다. 정말 좋은 매매 시스템이라면 그걸로 수백만 달러를 벌 텐데, 왜 29.95달러에 팔겠습니까.
같은 방에서 그는 반대 결론을 냈다

떠난 쪽은 브라이언 겔버입니다.
그도 그 방에서 성공했습니다. 스물다섯에 국채 플로어에 섰고, 여러 해 동안 해마다 더 벌었습니다. 그런데 1985년에 처음으로 매매 수익이 100만 달러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결과를 들여다보니 이익은 더 작아졌고 손실은 더 커져 있었습니다.
그가 진단한 원인은 자기 실력이 아니었습니다.
"플로어에서는 시장을 읽을 수 없었습니다."
국채선물 거래 초기에는 시장의 깊이가 얕아서 사람들이 매수와 매도 어느 쪽으로 과하게 뻗어 있는지 읽을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합니다. 거래량이 커지고 참가자가 늘자 그게 안 됐습니다. 그의 표현으로는, 다음 여덟 틱을 읽던 사람이 다음 한 틱을 읽으려 애쓰는 지경이 됐습니다. 점점 더 열심히 할수록 하고 있는 일이라고는 제자리 뛰기뿐이었다고요.
그는 플로어를 떠났습니다. 볼드윈이 지표라고 부른 바로 그 방에서, 겔버는 더 이상 읽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톱밥에 그린 원

런던금속거래소의 링은 1877년 거래소가 생긴 이래의 방입니다. 그보다 앞서 19세기 초 런던의 한 커피하우스에서, 금속을 팔려는 상인이 바닥 톱밥에 원을 그리면 거래하려는 사람들이 그 원 둘레에 모여 서던 데서 왔습니다. 사람들이 그런 거래소를 소리 지르는 방이라고 부르게 된 문자 그대로의 기원입니다.
2020년 3월, 코로나로 링이 멈췄습니다. 가격 결정은 전자 시스템으로 넘어갔습니다.
이듬해 초 거래소는 그 상태를 영구히 굳히는 안, 그러니까 링을 폐쇄하는 안을 공식 협의에 부쳤습니다. 다만 같은 문서에 이 중단을 슬그머니 영구 폐쇄하는 수단으로 쓰지는 않겠다고 밝혀뒀습니다. 협의에는 192건의 응답이 들어왔습니다.
2021년 6월, 거래소는 링을 다시 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유는 향수가 아니었습니다. 거래소가 문서에 적은 근거는 이렇습니다.
"실물 공급계약을 헤지하는 데 이 거래소를 쓰는 다수의 소규모 실물 참가자들이 링 거래와 링 가격결정의 존치를 특별히 선호한다."
금속을 실제로 사고파는 회사들이 자기 공급계약의 기준 가격으로 그 방에서 나온 값을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방이 닫히면 그 계약이 참조할 값이 사라집니다.
다만 링이 이겼다고 쓰면 절반만 맞습니다. 같은 결정에서 종가는 영구히 전자 결정으로 넘어갔고, 링으로 돌아온 것은 공식가격뿐입니다. 거래소 자신도 금융시장의 장기적 진행 방향은 전자거래라고 적었습니다. 살아남은 방이 아니라 역할이 반쪽이 된 방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볼드윈의 피트와 겹칠 때 조심할 데가 있습니다. 시카고의 국채 피트는 결국 닫혔습니다. 런던에서 링이 남은 데에는 그 방의 값을 계약서에 적어 넣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다만 시카고가 닫힌 이유까지 그 하나로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여섯 달 넘게 하루 종일 그 자리에 서서"
볼드윈에게 운이 매매와 관련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자기 운은 자기가 만든다고 답했습니다.
첫 100계약이 이긴 매매였다는 점에서 자기가 운이 좋았다고 인정하면서, 그런데 왜 운이 좋았겠느냐고 되묻습니다.
"여섯 달 넘게 하루 종일 그 자리에 서서 시장 감각을 만들고 벼려왔기 때문입니다."
그 방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더 빠르고 싼 방식이 나왔는데도 남는 것이 있다면, 그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체결만 놓고 보면 그 방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오래전에 화면이 더 잘합니다. 값을 맞춰 붙이는 일에 사람의 목청과 손짓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시카고에서 증명됐습니다.
그런데 볼드윈이 그 방에서 얻은 것은 체결이 아니었습니다. 누가 뻗어 있고 누가 손을 내리고 있는지였습니다. 겔버가 그 방을 떠난 이유도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그것이 더 이상 읽히지 않게 됐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같은 것을 보고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런던에서 링이 살아남은 이유는 또 다릅니다. 그 방에서 나온 값이 바깥의 계약서 안에 이미 들어가 있었습니다. 방을 없애는 일이 값 하나를 없애는 일로 끝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세 경우를 겹쳐놓으면 남는 것은 이렇습니다. 그 방들이 하던 일은 사고파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값이 불확실한 시간 동안 그 불확실을 안고 있는 사람들을 한자리에 세워두는 일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남이 무엇을 모르는지가 보입니다.
그렇다면 방이 사라진 뒤 그 일은 어떻게 됐을까요. 아예 없어졌을 수도 있고, 다른 데서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혼자 화면 앞에 앉은 사람에게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뿐입니다.
고지: 이 글은 1989년에 출간된 책을 다룹니다. 인용된 시장 상황과 수치는 모두 과거 자료이며, 현재 시장에 대한 판단이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출처: 잭 슈웨거, 《Market Wizards》(1989) 14장·15장 · London Metal Exchange, Notice 21/011 (2021-01-19) · Notice 21/111 (2021-06-08) · Notice 21/153 (2021-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