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EO 서재책 한 권을, 끝까지 함께 읽습니다

규칙을 신문에 실어도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

친구와 내기를 했다

1983년 사무실에서 두 남자가 책상을 사이에 두고 언쟁하고 있다
가르칠 수 있느냐를 두고 두 사람이 갈렸습니다.

1983년, 리처드 데니스는 오래된 친구이자 동업자와 말다툼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투던 주제는 이것이었습니다. 성공한 트레이더의 기술을 일련의 규칙으로 적어낼 수 있는가. 데니스는 된다고 했고, 동업자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누군가를 좋은 트레이더로 만드는 것은 말로 옮길 수 없는 무언가라는 것이 동업자의 생각이었습니다.

이 논쟁이 오래 이어지자 데니스가 지쳤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이 논쟁을 확실히 끝낼 방법이 있다, 사람을 뽑아서 가르치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

동업자가 동의했습니다.

지원서가 1,000장 들어왔습니다. 마흔 명을 면접했고 열 명을 뽑았습니다. 가르치는 데 걸린 시간은 첫해에 2주, 이듬해에는 일주일이었습니다.

데니스는 이 실험을 「지적 실험」이라고 부릅니다. 결과에 대해서는 자기가 옳았다고 말합니다. 자화자찬하려는 게 아니라, 자기조차 그게 얼마나 잘 통했는지에 놀랐다고요.


그런데 그는 왜 규칙을 지키라고 말하지 않았나

잭 슈웨거는 1989년에 낸 인터뷰집 《시장의 마법사들》에서 데니스를 만나는 데 애를 먹습니다. 배정된 시간은 정확히 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한 시간 안에 데니스는 조금 이상한 말을 합니다. 자기가 만든 규칙을 남이 알게 되는 것을 걱정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 겁니다.

"매매 규칙을 신문에 실어도 아무도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규칙으로 환원할 수 있다는 쪽에 내기를 걸고 이긴 사람이, 정작 그 규칙이 공개돼도 상관없다고 말합니다. 그가 든 이유는 이렇습니다.

"핵심은 일관성과 규율입니다."

우리가 가르친 것의 80퍼센트만큼 좋은 규칙 목록은 거의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그는 덧붙입니다. 사람들이 못 하는 것은 목록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일이 나쁘게 돌아갈 때에도 그것을 지킬 확신을 갖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신문에 실어본 사람들이 있다

학술지 발표 뒤 수익 예측력이 26퍼센트와 58퍼센트 줄었고 그 차이가 32퍼센트포인트임을 보여주는 막대 도해
실제로 규칙을 공개해본 사람들이 있습니다.

데니스의 말은 시험해볼 수 있는 종류의 주장입니다. 규칙을 공개하면 어떻게 되는지 세어보면 되니까요.

금융학계는 오랫동안 그 일을 해왔습니다. 어떤 특성을 가진 주식이 이후 더 오르더라는 발견을 논문으로 내고, 다른 학자들이 검증하고, 다시 논문이 나옵니다. 발견은 학술지에 실립니다. 신문보다 좁지만 훨씬 정확한 지면입니다.

2016년, 두 연구자가 그렇게 발표된 변수 97개를 모아 한 가지를 물었습니다. 논문이 나온 뒤 그 변수는 어떻게 됐는가.

결과는 두 겹이었습니다. 먼저 논문이 다룬 기간이 끝난 뒤의 데이터로 같은 변수를 다시 계산해봤습니다. 수익이 26퍼센트 줄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원래 발견이 우연이었을 가능성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다음 논문이 실제로 발표된 뒤를 따로 봤더니 58퍼센트가 줄었습니다. 두 연구자는 그 차이인 32퍼센트포인트를 「발표를 보고 따라 한 거래」의 몫으로 추정합니다.

즉 규칙은 공개되면 닳습니다. 데니스가 말한 것과 정반대로, 사람들은 신문에 실린 규칙을 따릅니다.


데니스의 규칙은 신문에 실리지 않았다

다만 이 연구를 데니스의 말에 곧장 겹쳐놓으면 어긋나는 데가 있습니다.

학술지에 실린 것은 누구나 계산할 수 있는 변수입니다. 어떤 숫자가 어느 값을 넘으면 사고, 아니면 안 삽니다. 계산은 컴퓨터가 하고, 사람은 결과만 봅니다.

데니스가 가르친 것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의 규칙은 공개되지 않았고, 훈련생들은 한 달 동안 자기가 왜 그 매매를 했는지 기록해야 했습니다. 배운 대로 일관되게 하는지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한쪽은 계산이고 다른 쪽은 습관입니다. 같은 「규칙」이라는 말을 쓰지만 옮겨지는 방식이 다릅니다.


"시작할 때 당신은 가장 형편없는 트레이더여야 합니다"

데니스가 처음 시장에 들어왔을 때 그의 밑천은 400달러였습니다. 가족에게 빌린 1,600달러에서 거래소 회원권 값 1,200달러를 뺀 나머지였습니다.

그가 새 트레이더에게 하는 조언은 마음이 놓이는 종류가 아닙니다.

"시작할 때 당신은 앞으로 겪을 중 가장 형편없는 트레이더여야 합니다."

그때가 가장 싸게 먹히기 때문입니다. 크게 말아먹더라도 그리 놀랄 일이 아니라고 그는 덧붙입니다.

실제로 그는 첫해에 하루 만에 자본의 3분의 1을 잃습니다. 나쁜 매매를 하나 하고, 그것을 만회하려고 포지션을 뒤집고, 또 잃고, 다시 원래대로 뒤집어 세 번째로 잃었습니다.

"두들겨 맞고 있을 때는 믹서에서 머리를 빼야 합니다."

그날 이후 그가 만든 것은 더 좋은 진입 규칙이 아니었습니다. 손실을 본 뒤 다음 결정까지 시간을 두는 규칙이었습니다. 나가라, 집에 가라, 낮잠을 자라. 무엇이든 하되 그 사이에 시간을 두라는 것입니다.

이런 종류의 규칙은 신문에 실어도 별로 쓸모가 없습니다. 읽는 데 3초면 충분하고, 지키는 데는 그날의 자기 자신을 이겨야 하니까요.


그보다 15년 앞, 스물한 살이 되던 날

1960년대 상품거래소 플로어 가장자리에 아주 젊은 남자가 종이 한 장을 들고 혼자 서 있다
그는 400달러를 들고 그 문 앞에 서 있었습니다.

데니스가 스물한 살이 되기 전에는 거래소 안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대신 링에 섰습니다. 아들은 바깥에서 신호를 보냈고, 아버지는 그 신호대로 주문을 넣었습니다. 매매를 잘 몰랐지만 아들이 하고 싶어 하니 따라준 것입니다.

데니스가 스물한 살이 되던 날,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거 정말 싫다. 내가 뭘 하는지 모르겠어. 네 거야!"


규칙과 함께 무엇이 옮겨지지 않는가

통하는 규칙을 알려주면 왜 사람들은 그걸로 돈을 못 벌까요.

학술지에 실린 변수들은 사람들이 따라 했기 때문에 닳았습니다. 계산으로 옮겨지는 것은 잘 옮겨집니다. 너무 잘 옮겨져서 우위가 사라질 정도로요.

데니스가 가르친 쪽은 반대입니다. 그가 훈련생들에게 준 것은 목록이었지만, 정작 그가 값을 매긴 것은 목록이 아니었습니다. 나쁜 날에도 그것을 지키는 일, 잃은 직후에 손을 멈추는 일, 스스로 만든 규칙을 자기 편의에 맞춰 고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것들은 문장으로 적을 수는 있어도 문장으로 건네지지는 않습니다. 400달러로 시작해 하루에 3분의 1을 잃어본 사람의 몸에 남은 것이라서요.

그러니 규칙을 공개하는 일은 생각만큼 위험하지 않습니다. 옮겨지는 부분은 옮겨지자마자 닳고, 닳지 않는 부분은 애초에 옮겨지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여기까지는 규칙이 무엇을 하라고 말해주기는 하는 경우입니다. 규칙도 사람도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해주지 못하는 날이 시장에는 이따금 옵니다.


고지: 이 글은 1989년에 출간된 책을 다룹니다. 인용된 시장 상황과 수치는 모두 과거 자료이며, 현재 시장에 대한 판단이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출처: 잭 슈웨거, 《Market Wizards》(1989) 3장 · R. David McLean & Jeffrey Pontiff, "Does Academic Research Destroy Stock Return Predictability?", 《The Journal of Finance》 71(1), 2016, pp. 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