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EO 서재책 한 권을, 끝까지 함께 읽습니다

다섯 번 밀어 보고 손을 뗐다

부두 끝에 돛을 갖추고 정박한 작은 요트. 배에는 아무도 없고, 한 남자가 등을 돌려 뭍으로 걸어가고 있다
모든 준비가 끝나 있었는데 시장이 놓아 주지 않았습니다.

요트를 사 놓고 떠나지 못했다

1907년 가을, 한 남자가 요트를 사서 남쪽 바다로 떠날 준비를 마쳤습니다. 낚시에 미쳐 있었고 모든 준비가 끝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떠나지 못했습니다. 본인이 적어 둔 이유는 한 줄입니다. 시장이 놓아 주지 않았습니다.

그 무렵 그는 면화에 크게 상승 쪽이었습니다. 값은 12센트 근처에서 좁은 폭 안을 오가고 있었습니다. 어중간한 자리라는 것을 그도 알았고, 정말로 기다려야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밀어 주면 위쪽 한계를 넘어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5만 베일을 샀다. 아니나 다를까 올라갔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내가 사기를 멈추자 오르기를 멈췄다.

값은 그가 사기 시작한 자리로 되돌아왔고, 그가 빠져나오자 내려가기를 멈췄습니다. 그는 다시 해 봤습니다.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기를 네다섯 번 하다가 넌더리가 나서 그만뒀습니다. 20만 달러쯤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손을 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면화가 오르기 시작해, 그가 그렇게 서두르지만 않았다면 큰 한 방이 되었을 값까지 멈추지 않고 올라갔습니다.

이 이야기는 기자 에드윈 르페브르가 1923년에 회고 형식으로 쓴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 10장에 있습니다. 화자는 래리 리빙스턴이고 모델은 투기꾼 제시 리버모어였습니다.


최소 저항선

그 실패에 그가 붙인 이름이 이 장의 제목이자 이 책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개념입니다.

알다시피 가격은 마주치는 저항에 따라 위로든 아래로든 움직인다. 설명을 쉽게 하기 위해 가격도 다른 모든 것처럼 최소 저항선을 따라 움직인다고 하자.

말 자체는 단순합니다. 위로 가는 데 드는 저항이 아래로 가는 데 드는 저항보다 적으면 올라간다는 것. 문제는 그 선이 언제 정해지느냐입니다.

화자가 든 예가 이렇습니다. 값이 120과 130 사이를 오갑니다. 바닥에서는 약해 보이고 조금 오르고 나면 강해 보입니다. 그런데 130에서는 파는 쪽이 세서 되돌아오고, 120에서는 사는 쪽이 세서 반등합니다. 양쪽에서 잘못 짚은 사람들이 생기고, 그들이 마음을 바꿔 반대로 돌아설 때 그 매매가 선을 더 뚜렷하게 만듭니다.

참을성 있게 기다려 이 선을 규정한 총명한 트레이더는, 기본적인 무역 여건의 도움뿐 아니라 잘못 짐작해 이제 실수를 바로잡아야 하는 사람들의 매매력까지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게 된다.

그러니까 최소 저항선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가 면화에서 한 일은 그것을 앞당겨 만들어 보려던 것이었고, 다섯 번 다 실패했습니다.

좁은 시장에서, 가격이 이렇다 할 곳으로 가지 않고 좁은 폭 안에서만 움직일 때는 다음 큰 움직임이 위일지 아래일지 미리 짐작하려 해 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


값을 생각한 쪽과 가치를 생각한 쪽

19장에는 그 저항이 실제로 누구에게서 나오는지를 보여 주는 오래된 사례가 있습니다.

어떤 주식을 직업 트레이더들이 공매도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너무 높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너무 높아 보인 이유도 단순했습니다. 전에 그렇게 높게 팔린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기에 너무 높다면 팔기에는 알맞다는 것이 그들의 셈이었습니다. 반대편에서 그 주식을 사 모으던 쪽은 다른 것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값을 생각하고 있었고, 커모도어는 가치를 생각하고 있었다!

같은 장에서 그가 인용한 금융 저술가 토머스 F. 우드록의 한 문장이 그 태도를 요약합니다.

성공적인 주식 투기의 원리는, 사람들이 앞으로도 과거에 저지른 실수를 계속 저지르리라는 가정에 기초한다.

저항은 규칙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뜻입니다.


2024년 8월 5일

2024년 8월 5일 하루 동안 세 시장의 하락 폭을 나란히 그린 막대 도해
같은 날인데 시장마다 다른 크기로 왔다.

100년 뒤, 저항이 사라지는 장면이 하루 안에 벌어졌습니다.

2024년 8월 5일 월요일, 일본 토픽스 지수는 하루에 12% 내렸습니다. 같은 날 유로스톡스는 1.7%, S&P500은 3.0% 내렸고, 미국 시간외 거래에서 변동성 지수는 60을 넘었습니다. 팬데믹 이후 보지 못한 수준이었습니다.

무엇이 방아쇠였는지는 기록에 있습니다. 8월 2일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을 밑돌았습니다. 국제결제은행이 그해 8월에 낸 분석 보고서는 그 뉴스에 대해 이렇게 적었습니다.

사실 그 소식은 전망 악화의 명확한 신호로 보기 어려웠고, 하물며 임박한 경기 침체의 신호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 보고서가 실제 증폭 요인으로 지목한 것은 다른 것이었습니다. 레버리지 청산과 증거금 인상입니다. 낮은 변동성을 전제로 빌린 돈을 얹어 둔 자리들이 한꺼번에 풀렸습니다. 그중 가장 크게 얻어맞은 것이 엔화로 자금을 조달한 캐리 거래였고, 그 규모는 대략 40조 엔, 2,5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됐습니다.

그리고 그 주 금요일인 8월 9일 종가에 S&P500은 월요일 이후의 손실을 전부 회복했습니다. 토픽스도 대부분 되돌렸습니다.


무엇이 저항을 만들었나

뉴스가 도착하기 전 몇 주 동안의 조짐을 네 단계로 이은 도해
뉴스는 마지막에 도착했다.

여기서 1907년의 면화와 2024년의 그 월요일을 그대로 겹치면 안 됩니다.

화자가 밀어 보던 저항은 사람의 주문이었습니다. 어떤 값에 팔려는 사람이 있었고, 그가 사면 그들이 팔았고, 그가 멈추면 매수가 사라졌습니다. 그 저항에는 판단이 들어 있었습니다. 값을 보든 가치를 보든, 누군가 그 자리에서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2024년에 저항을 없앤 것은 판단이 아니었습니다. 담보가 모자라면 정리하라는 규정과, 변동성이 오르면 요구액이 자동으로 커지는 계산식이었습니다. 그 계산식은 시장이 싸다고 생각하지도 비싸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국제결제은행 보고서는 몇 주 전부터 조짐이 있었다고 적어 뒀습니다. 7월 상반기에 엔화의 약세 추세가 뒤집혔고, 7월 24일에는 이미 인공지능·기술주에서 시가총액 1조 달러가량이 사라졌습니다. 뉴스가 오기 전에 자리가 먼저 얇아지고 있었습니다.

같은 것은 결과입니다. 어느 쪽이든 값은 저항이 적은 쪽으로 갔습니다. 다른 것은 그 저항을 만들고 없앤 주체입니다. 하나는 사람이었고 다른 하나는 규정이었습니다.


저항이 적은 쪽

검은 물 위를 덮은 얼음판을 바로 위에서 내려다본 장면. 대부분은 두껍고 불투명한데 한 구역만 아래가 비쳐 보인다
얇아지는 것은 값에 표시되지 않습니다.

답은 10장의 그 문장 그대로입니다. 가격은 저항이 적은 쪽으로 갑니다.

다만 그 답이 쓸모가 있으려면 조건이 붙습니다. 그 선은 지나간 뒤에 가장 또렷하게 보입니다. 8월 5일이 지나고 나서 보면 어디가 얇았는지 분명한데, 8월 2일 금요일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1907년 가을의 면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가 손을 뗀 다음에야 그 선이 위쪽이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화자가 그 실패에서 뽑아낸 것도 예측이 아니라 그 반대였습니다. 좁은 폭 안에서 오갈 때 다음 움직임을 미리 짐작해 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고 그는 적었습니다. 할 일은 그 폭의 한계를 규정해 두고, 어느 쪽으로든 뚫리기 전에는 관심을 두지 않기로 마음먹는 것뿐입니다.

그러니 이건 어디가 얇은지 알아내는 방법이 아닙니다.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기다리는 방법입니다. 그가 20만 달러를 낸 것도 그 차이 때문이었습니다. 선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가 아니라, 자기가 그것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바꿔 말하면 그가 산 20만 달러짜리 교훈은 시장에 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디가 얇은지는 그때도 몰랐고 지금도 모릅니다. 그가 알게 된 것은 자기가 그 선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는 사실이고, 그 믿음이 다섯 번 반복되는 동안 값은 한 번도 그를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2024년의 그 월요일에도 자리를 얇게 만든 것은 뉴스가 아니었습니다. 뉴스는 마지막에 도착했을 뿐이고, 그 전 몇 주 동안 무엇이 쌓이고 있었는지는 지나고 나서 보고서에 적혔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게을렀기 때문이 아닙니다. 얇아지는 것은 값에 표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백 년 사이에 달라진 것은 그 표시되지 않는 부분이 훨씬 커졌다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저항이 적은 쪽을 미리 알 수 없다면,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그러면 무엇을 붙들고 있어야 하는가.


이 편이 다룬 사건 — 2024년 8월 5일

2024년 8월 5일 일본 토픽스 지수는 하루 12% 하락했고, 닛케이 변동성 지수는 위기 국면에서만 나타나는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같은 날 유로스톡스가 1.7%, S&P500이 3.0% 하락했으며, 미국 시간외 거래에서 VIX는 60을 넘었습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2024년 8월 27일에 발간한 분석(Bulletin No 90)은 직접적 방아쇠를 8월 2일 미국 고용지표로 보되, "그 소식은 전망 악화의 명확한 신호로 보기 어려웠다"고 명시했습니다. 보고서가 증폭 요인으로 지목한 것은 경기순응적 디레버리징과 증거금 인상이며, 엔화를 조달 통화로 한 캐리 거래 규모는 여러 추정을 종합해 약 40조 엔(2,500억 달러) 수준으로 제시됐습니다.

같은 보고서는 몇 주 전부터 취약성의 조짐이 있었다고 기록했습니다. 7월 전반부에 엔화 약세 추세가 반전됐고, 7월 24일에는 인공지능·기술주 시가총액이 약 1조 달러 감소했습니다.

시장은 빠르게 진정됐습니다. 8월 9일 금요일 종가 기준 S&P500은 그 주의 손실을 전부 회복했고 토픽스도 대부분 되돌렸습니다.

여기서 확인되는 것은 가격 변동과 BIS가 제시한 메커니즘까지입니다. 개별 기관이 언제 어떤 규모로 포지션을 정리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고, 각 요인의 기여도도 계량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BIS Bulletin No 90 (2024-08-27) · Fox Business 2024-08-05


이 글은 2026년 8월에 쓰였습니다. 본문의 사건과 수치는 이미 확정된 과거 자료이며 전망·예측을 담지 않습니다. 특정 종목이나 거래 방식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출처: 에드윈 르페브르, 《Reminiscences of a Stock Operator》(1923) 10장·19장 · 시장 자료: 국제결제은행(BIS), Fox Business (2024년)